리뷰2012.05.22 03:17




NT Wright @ Washington DC






지난 5월 9일(수) 오후 5시에 워싱턴 DC에서 톰 라이트 초청 강연이 있었다. 세이비어 교회의 부속 기관인 Servant Leadership School 이 주최한 행사였는데, 200여석의 좌석이 가득 찬 가운데 1시간 좀 넘게 강연과 질의응답이 이어진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톰 라이트의 강연을 직접 듣기는 처음인데, 그동안 동영상으로 여러번 보아왔던 것처럼 매우 달변에 쉼 없이 밀도 있는 내용을 이어가느라 시간이 짧다는 느낌이었다. 이번 강연회는 그의 새로운 책 How God Became King: The Forgotten Story of the Gospels (2012)의 내용을 주로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 그의 전작 Simply Jesus: A New Vision of Who He was, What He did, and Why He matters (2011)의 내용도 함께 다루어졌다. 새로운 책의 요지는 쉽게 말하자면, 서신서의 예수가 아니라, 복음서의 예수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그는 강연 첫머리를 "우리 가운데에는 두 종류의 그리스도인이 있는 것 같다. 서신서 그리스도인(Epistles Christians)과 복음서 그리스도인(Gospels Christians)인데, 이 둘은 신앙생활의 형태, 강조점, 선호하는 내용 등이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전자가 바울을 언급하며 회심, 칭의, 성령, 전도 등을 말하면, 후자는 예수와 산상수훈을 말하면서 정의, 십자가, 모범 등을 강조한다. 오늘 우리들에게 최대의 과제는 어떻게 이 둘을 조화시키고, 결합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복음서가 그려내는 예수의 삶에 대한 생동감 있는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사도신경에도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로 바로 건너뛰면서 예수의 삶을 통째로 생략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다. 물론, 그는 신조(Creed)는 초대교회에서 논쟁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려는 용도가 있었기 때문에 예수의 생애에 관한 문제는 거의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런 누락을 이해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고 오는 세대가 예수의 삶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고 있다는 점은 성경의 거대한 드라마를 이해하는데에 매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강연은 종종 미국과 영국의 기독교 문화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세밀하게 잘 짚어내주었는데, 예를 들면, '정교분리' 원칙이 미국과 영국에서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등장한다고 하였다. 영국에서는 성공회 주교들이 상원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등 어떤 면에서는 교회의 정치 참여가 제도적으로 확보되어 있는 상황인데, 기독교의 가르침에 따라 정의, 평화, 가난한 자에 대한 이러 저러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은 주로 '좌파'적 관점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우파'들이 '정교분리'를 들어 이런 흐름에 거슬러 논쟁을 한다는 것. 반면에 미국은 '우파'쪽에서 기독교 가치를 들고나와서 낙태, 동성애, 시장자유 등의 주장을 하기 때문에 '좌파'쪽에서 '정교분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 각각의 경우에 '기독교적 가치'가 등장하지만, 그 근원을 성경의 어디에서 끌어내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촌평을 곁들였다. 


하나님 나라의 신학,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확연하게 발견할 수 있는 그 가르침과 지향점이 오늘 우리들의 성경 읽기에서 회복되고, 교회의 신앙적 가르침에서 강조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에서 되살아나기를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날 강연회는 마무리 되었다. 


강연회 전에 그를 잠깐 만나 인사 나누면서, 내가 2000년대 초반에 한국에 그를 대중적으로 소개한 최초의 글을 썼다는 점과 최근에 나온 그의 책 Paul in Fresh Perspective (톰 라이트의 바울)에 추천사를 썼다는 것을 전하고 함께 사진 한 컷 찍었다. 그를 알고나서 10년이 넘어서 처음 조우를 한 셈이니,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 런던에서 London Bible College (지금은 London School of Theology로 개명)에서 MA과정할 때, 그의 미출판 박사논문을 참고하며 공부했던 기억도 난다. 한국에 톰 라이트의 책이 좀더 밀도 있게 읽히고,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월간지 '복음과상황'에서 했던 토론회 기사 하나를 링크해 둔다.

http://www.gosc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911


아래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출간된 톰 라이트의 저술들을 찾아보기 쉽게 링크 걸어놓는다. 그의 everyone 시리즈와 설교집 등을 제외하고, 역사적 예수 연구 분야와 좀 진지한 학술적 저술들만을 골랐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Posted by eras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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